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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뷰 (맛집, 영화 등)

<Joker, 2019 후기> 누구나 마음속에 조커 하나씩은 가지고 있잖아

 

 

지금까지 수많은 조커들이 있었겠지만, 난 처음으로 "조커"라는 영화를 봤다. 줄거리나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 그래서 나에겐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. 

 

등뼈로도 연기를 하는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를 미친 듯이 잘했던 탓도 있겠지만 성인이 된 지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나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르는 조커를 공감하고 응원했고 통쾌했으며 멋있게까지 느껴졌다. 그리고 이 영화가 왜 19금이 아닌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. 

 

 

 

 

 

난 관심종자다.

영화는 아주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한다. 자본주의 저 밑바닥에서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못하는 사람이 주인공이다. 보통 영화들의 주인공은 화려하거나 특별한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쩌면 나였다.

 

 

누구나 마음 한구석에는 어두운면이 있다.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결정된 것들 또는 내가 원하는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하거나 배신당하는 일도 있다. 특히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릴 적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를 사귀었던 것과는 달랐고 어쩔 땐 그런 내가 슬펐다.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. 

 

 

이 영화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법한 어두운 면을 아주 극적으로 잘 표현했고, 잘 연기했던 것 같다. 정신상담을 해주는 사회복지사 조차도 내가 하는 말들을 듣는 척만 할 뿐이다. 그런 날이 있다. 여느 날과 같은 평범한 날, 모든 게 평소와 같지만 모든 게 내가 원하지 않게 흘러가는 그런 날. 앞으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더럽게 재수가 없는 날. 난 가만히 있는데 왜 세상을 날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지?라는 생각이 드는 날 말이다. 

 

 

영화 주인공인 아서도 그런 날이었던것 같다. 그저 사람들을 웃기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고 아이들을 좋아했고 고단한 인생을 애처롭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는데 사람들은 그런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. 하지만 그가 더 이상 착하게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을 때 오히려 사람들은 열광했고 많은 관심을 받았고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. 

 

 

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많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. 그런면에서 나도 관심종자이고, 내 마음속 어두운 곳 깊이 조커가 자리 잡고 있었다. 그래서 영화 속 주인공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복수를 할 때 나도 모르게 그를 응원했던 것 같다. 난 배려를 한 것이지만 그게 오히려 화살이 되어서 나를 찔러 상처가 되고, 나도 모르게 또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을지도 모른다. 아니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. 

 

 

초반에 이 영화가 충격적이라고 생각한했던 이유가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이면서 살인을 정당화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들었기 때문이다. 영화 속 세상을 향한 복수,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 줬던 순간들은 없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.